국민대 잡페어를 다녀와서
여운이 짙은 기억이라 짧게나마 적어본다.
회사에서 나를 대표로 국민대학교 잡페어에 보내주셨다.
내가 할 일은 재학생들의 캡스톤 전시회 한 켠의 우리 회사 부스에서 자사 서비스에 대해 소개하고,
무대에 올라 우리 회사에 대해 소개하고, 하계 인턴에 관심있는 친구들과 커피챗을 하는 것이었다.
국민대 인턴분들이 많은 회사 특성상, 다행히 성격 좋은 인턴분과 함께하게 되어 부스에 상주하는 시간동안은 외롭지 않았다.

스무 살 때 자동차 디자인 하던 친구 보러 왔던 거 이후로는 처음이었는데, 학교는 여전히 멀고 가파른 곳에 있었다.
전해듣기론 교실 같은 곳에서 작고 소박하게 발표하면 된다고 들었는데,
얼떨결에 규모가 꽤나 큰 강당에서 발표하게 되었다.


간단하게 회사 소개하고, 인턴 모집하는 정도로만 생각했는데
나를 제외하고는 전부 기업의 대표님들이 오셔서 긴 시간 발표하시다 보니 조금은 부담이 되었다.
처음엔 떨었지만 몇 마디 하다보니 다행히 크게 떨리지는 않더라.
이래저래 발표를 잘 마치고 이후에는 홀가분하게 재학생들의 부스를 돌아다니면서 설명도 들어보고, 우리 회사에 관심을 갖는 친구들과 많은 얘기도 나눴다.
이 과정에서 새롭게 느껴진 것이 있는데.
오랜만에 캠퍼스 안에서 대학생들 사이에 놓이니 정말이지 기분이 이상하더라.
불과 몇 년 전까지는 다같이 수업 끝나고 하하호호 웃고 떠들고,
서로 장난도 치고 모여서 아무 걱정 없이 시간 보내던 날들이 엊그제 같은데.
이제는 그런 느낌마저 생경하다고 느낄 정도로 쳇바퀴 도는 직장인이 되었구나 싶었다.
그때만 생각하면 좋으면서 무척 불안했던.. 복합적인 감정 투성이라,
그리우면서도 돌아가고 싶지는 않고 양가적인 감정 뿐이었는데
그런 감정을 갑작스레 직면하다 보니 멍해지는 기분이었다.

다른 한편으로는 과거의 나였던 그들과 지금의 내가 이렇게까지 달라졌구나,
나도 그동안 참 열심히 살았다 하는 묘한 안도감이 있었는데.
그 안도 뒤에는 왠지 모를 공허함이 몰려와서
허겁지겁 학교를 빠져나왔다.
아마 잊고 있던—나도 모르게 억눌러둔—기억과 감정이 차올라서 그렇게 느끼지 않았을까.
돌아보면 정말 값진 경험이었다.
언제 또 이런 경험을 해보겠나.
좋은 기회를 주신 회사와 학교에 감사하다.